[오송참사 1년 ②] "비만 오면 떠올라"…아물지 않은 참사 피해자의 상흔

2024-07-14 5

[오송참사 1년 ②] "비만 오면 떠올라"…아물지 않은 참사 피해자의 상흔

[앵커]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오송참사의 상흔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더욱이 고통 속에 가족을 먼저 보낸 유족들이나 살아남은 죄책감에 시달리며 1년을 지낸 생존자들은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생채기를 안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이야기, 이호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1년 전 갑작스레 남편을 떠나보낸 박진아씨.

1달 전부터 어렵사리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을 잃은 슬픔에 삶이 무너져 내렸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그 슬픔마저 무뎌져 남편을 잊게 될까 쉽게 병원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1년 전 청주 궁평2지하차도로 진입했다 부실 제방이 무너지며 들이닥친 물에 참변을 당한 '747 버스' 운전기사의 아내입니다.

"그날의 사건에서 딱 멈춰 가지고 있는 거야. 실질적으로 보지는 않았어도 내가 그날 하루 있었던 게 기억이 애 아빠를 찾았을 때 모습을 그 기억이 계속 뇌리 속에 있으니까. 이 사람이 이렇게 나한테 잘해주고 행복하게 해주고 갔는데 어느 순간 없는 거야"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유족들은 가족을 지키지 못 했다는 슬픔과 죄책감을 속으로 삼키고 있습니다.

그 슬픔과 죄책감이 오롯이 유족의 몫인 것처럼 여기며 견디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근데 나는 엄마는 그렇게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했는데 나는 나약하게 정신과 치료 받으면서 약이나 먹고 나만 편하자고 솔직히 그렇게 하고 싶은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 그냥 엄마한테 미안했어요."

참사에 희생된 피해자들 못지않게 지하차도를 가까스로 빠져나온 생존자들의 삶도 여전히 그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구출됐다는 안도보다도 다른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생존자들을 괴롭게 합니다.

"제가 어떻게 거기(지하차도)서는 손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 그거를 어떻게 하지 못했다라는, 그래서 도와주지 못했다라는 그런 것에 대한 그 생각이 너무 그 강하게 들어서 참 미안한 마음도 너무 많고…"

이제는 신경 안정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잠에 들 수도 없습니다.

"이게 없으면 굉장히 불안해요. 약에… 제가 정신과 의사한테 "제가 이런 불안한 점도 있어 가지고 약에 의존되는 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피해자들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고, 삶은 무너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더욱 이 같은 참사가 두번 다시 되풀이 돼선 안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 입니다. jinlee@yna.co.kr

[영상취재기자 : 이용준·임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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